예전에 어떤 글을 본 적이 있다. 듀얼모니터를 줄 수 없는 곳에선 코딩을 하지 말라고. 근데 더 중요한게 있다.
인터넷이 안되는 곳에선 개발을 해주면 안된다.
법적으로 인터넷이 안돼? 개소리다. 내부 정보를 내부망으로 운용해야하는거지 어디도 인터넷과 연결 못하는 게 아니다. 인터넷 되는 개발 서버를 마련해주면 된다. 비용때문에 안해주는 것일 뿐이다.
이건 두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하나는 개발이 지연된다. 간단한 패키지도 반입하는데 복잡한 절차가 걸리고, 뭘 찾아보기도 힘들다. 코딩의 팔할은 남의 코드로 이루어진다. 남이 만든 패키지, 남이 만든 예제 코드 복붙해서, 이젠 AI코드까지 합쳐져야한다. 그 어드벤티지가 오프라인이 되면 싹 다 날아간다.
공사하는데 포크레인, 레미콘 없이 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삽으로 푸고 지게로 벽돌 나르면 되는거 아니냐는 수준이다.
되겠나?
현재 SI는 관행적으로 현장개발을 한다. 외주 기업들은 당연히 여기에 찍소리도 못한다. 고객사 입장에선, 여기 투입하기로 한 인원들이 앉아있는 꼴을 봐야 안심할 수 있으니까. 정작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산성이 반타작 미만이 된 건 안보이고, 사실 관심도 없다. 그거 관리하는 이들 입장에선 어차피 자기돈 아니니까.
밖에서 개발한 거, 안에서 세팅만 해서 적용해야하는 거다.
이건 두번째 문제와 연결된다. 개발자들은 안에서 한 모든 걸 다 놓고 나온다. 그건 고객사의 것이니까. 그러니 새로운 곳에선 새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한다. 플젝 경험을 바탕으로 애셋을 쌓는건 불가능하다. 대개의 SI기업은 그만큼의 인력 여유를 두지 않는다. 파견나간 만큼 돈이 되니까.
퍼포먼스가 개선될 필요도 없다. 어차피 기간내내 앉아있는건 매한가지고 다른 과제 투입도 못하니까. 현장에서 고생하는 건 관심 밖이다. 오히려 사업 따기 위해선 온갖 구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수습은 이행의 몫이다.
다음 과제에서도 다음의 비효율이 반복된다.
다음 과제에서도 동일한 리스크들이 쏟아져 나오며 해결되지 않는다.
매번 같은 문제가 터진다.
그래도 괜찮다. 경쟁사도 똑같이 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해외에서 그 부분의 솔루션이 나오면 이득을 크게 빼앗기겠지만 관심없다. 임원은 또 금방 다른데로 떠날 테니까.
퍼포먼스가 개선되고 있지 않으면 그 회사는 퇴보하는 것이다. 성장에 재투자가 안되면 한계기업인 것이다. 왜냐하면, 세계는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은 계속 경쟁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 이미 먹을만큼 먹은 사람들이 한다.
SI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산업을 이끌었던 조선업도, 기술개발에 소홀하고 저임금 노동에 의존했다. 결과, 그 노동자들 못해먹겠다고 나가버리니 산업의 위기가 왔다.
거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소프트웨어에 심각하게 무지하다. 그래서 랜섬웨어에 수시로 털리는 것이다. 대중 서비스로는 그나마 네이버, 카카오가 있지만 기업의 소프트웨어 역량은 더더욱 떨어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효율성 문제가 될 것이다.
아니면 이미 문제가 되고 있거나.
하지만 격차는 더 커지겠지. AI로.
상황이 그런데도 여전히 시간맞춰 앉아있는 게 중요환 회사들 천지고, 소통도 리소스 투입도 안해주는 현장이 중요하다고 그 난리며, 그러니까 업무 효율성 개선보다 주 60시간제 드립이 나오는 게 지금의 우리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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