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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의 테크 인사이드] 삼성이 머스크에 꼭 배워야 할 것
[강경주의 테크 인사이드] 삼성이 머스크에 꼭 배워야 할 것, 강경주 테크&사이언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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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활력을 주는 기사가 나왔다. 원래 분노는 중요한 삶의 동력이다.
머스크에게 배울게 참 많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곡해하네...
일단, 머스크의 저 말 부터가 개소리다. 원래 머스크는 개소리 많이 한다. 하지만 그래도 머스크는 훌륭하다. 그는 무엇을 개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열정이 있고 그걸 위해 밀어붙인다. 저새끼는 돈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지 꼴리는 거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입방정 떨었다가 주가를 말아먹기도 하는데 그거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할말 하는게 더 중요한 사람이다.
배워야 할건 그거다. 그리고 그래서 저런 개소리를 해도 별로 까고싶지 않다. 이미 5년, 10년을 준비하는 그는 훌륭한 연구자다. 그냥 연구자의 정의가 다를 뿐이고, 꼰대같은 연구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 저렇게 까는게 그의 스타일이니까 그러려니 하는 거다. 근데.
1년을 준비 안하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에게 저걸 저렇게 곡해해서 전달해?
기자면 문과 아닌가? 공돌이인 나보다는 맥락을 잘 이해해야지!
나도 소위 researcher라는 인종에 매우 불만이 많다. 뭐, 난 기본적으로 언제나 화가 나 있는 사람이긴 하다. 아무튼, 쓸데없는 연구 붙잡고 꼰대짓하는 연구자 많은 거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정상적인 연구자도 제대로 연구를 할 수가 없다.
기업 연구소에는 목적이 없다. 그냥 조직만 있다. 신기술을 한번 시험해본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R&D예산에 따라 세금 깎아주는 거 받아먹으려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이, 차후 3-5년 내로 출시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하고자 하는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그게 없으니 둘 중 하나다. 리서쳐를 빙자한 엔지니어가 되든지, 아니면 쓸모가 안 보이는 공허한 연구만 하든지.
나 있던 데가 연구조직이었다. 그리고 많은 연구 결과가 솔루션화, 애셋화 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을 보았다. 회사가 애셋화 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기술개발 = 프로젝트 종료 = 다음 프로젝트 투입이다. 결국 겨우 애셋화 한 것들도 레거시가 되어 현장에서 써먹기 힘든 물건이 되고 있다.
LLM 파인튜닝 되는 거 보자마자 그 프로젝트 담당자였던 나를 바로 현장에 꽂았다.
난 연구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다. 그저, 하던 걸 애셋화 정도는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딴 거 없다. 바로 써먹지 못할 기술은 필요없다 주의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나같은 사람 천지다.
분명 현장 PoC하면서 습득한 튜닝 기술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 밖에서 뺑이치느라 공유 안된다. 그러니 조직에 기술 축적이 안된다. 현타 온 인원들은 회사를 나간다.
기술 리셋이다.
수십, 수백억 들여 만든 기술들이 허공으로 증발하고 있다. 그러니까,
연구자들이 공허해지는 거다. 이 사람들의 주업은 3-5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건데, 그걸 준비하려는 리더들도 없고 그만큼 프로젝트를 이어나가지도 않고 과일이 익기도 전에 따 놓고 아직 시고 떫다고 쓰레기통에 갖다 버린다.
엔지니어는 전선에 뛰어드는 병사다. 그들은 전장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싸운다. 심지어 싸우다가 무기가 없으면 직접 소총을 만들어 싸우기도 한다. 그런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보며,
우리나라의 지휘관들은 후방에서 대포 만들고 포탄 만들고 탱크 만들고 전투기 만들던 연구자들을 비난한다. 왜 너네는 저렇게 못 싸우냐고. 그리고 당장 그 만들다만 고철덩어리를 들고 전선에서 싸우라고 한다.
연구자들은 뻗댈 수밖에 없다. 전투기 만들던 사람이 소총들면 잘할 수 없을 게 뻔하니까. 꼰대 연구자가 아니라 정상적인 연구자일수록 분노하고 반항하고 현타에 시달리다가 조직을 떠난다. 그들은 비행기가 완성되면 그걸 타고 날아오를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소총들고 뛰든가, 포탄 쏟아지는 전장에서 비행기를 만들라는 강요 뿐이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는 연구자가 뻘짓한다고 욕할 자격이 없다. 기술을 모르는 리더는 연구자가 뭘 하고 있는지 이해도 못한다. 우리나라엔 그런 리더들이 천지고, 그러다보니 연구자들도 타락한다.
기술이 무시당할땐 적당히 버티면 된다. 기술이 뜰 때는 적당히 뭉갤 좋은 타이밍이다. 성과가 안 나와도 리더들은 내용을 이해할 수 없으며 나중에 성과가 안 나온걸 탓해도 적당히 핑계 대고 현장 가면 그만이다.
정리하자.
일론 머스크는 연구자들을 까도 본인은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그의 눈에는 회사의 연구자들이 그냥 엔지니어로 보일 뿐이다. 틀린 말도 아니다. 회사의 연구자들은 보통 진짜 아무 문제나 푸는 '연구'를 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으니까. 그의 엔지니어의 정의는 '현실 문제를 푸는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엔지니어는 '돈 벌어오는 사람'이다. 이들은 반년 정도 준비할 여력도 없이 바로 현장에서 돈 벌수 있는 일에 뛰어야한다. 당연히 미래를 준비할 여력따윈 없다. 차세대 제품을 만드려 해도 기반 기술이 없다. 문제풀어야 할 사람들은 다 나갔으니까.
삼성은 차기 반도체 연구를 그렇게 해도 TSMC에 밀리고 있다. LG가 AI연구원 성과 안나온다고 때려쳤음 엑사원이라도 나올 수 있었을까?
왜 연구자가 회사 안에서 지식 추구자가 될까? 그거 외에는 그의 커리어에 남길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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