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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사회

불법이 있는 건 법이 있기 때문이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91057001

 

"7년 공들인 '초대형 프로젝트' 어쩌나"…게임업계 '분통'

"7년 공들인 '초대형 프로젝트' 어쩌나"…게임업계 '분통', 주 52시간에…게임산업 '그림자 노동' 2배 넘게 늘었다 법정 근로시간에 얽매여 '원격 근무' 등 심화 사용자도 근로자도 모두 불만 수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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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글을 내니 꾸준히 까련다...

성경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율법이 있어서 범죄가 있다고. 법이 없었으면 애초에 어길 법도 없으니 불법을 저지를래야 저지를 수가 없긴 하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그 세계 사람들이 모두 선량해진다는 소리가 아니다. 그냥 매드맥스가 될 뿐이지... 그 글의 본 내용은, 율법이 있어 인간이 얼마나 지저분한지를 깨우쳐줬고, 그래서 신의 은혜가 더 빛났다... 는 내용이다.

당연히 법 없는 무법지대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위의 저 글은 반대다. 법 때문에 괜히 내가 범죄자 되잖아, 같은 글이다. 그러니까,

그거 아니라고 쫌.


애초에 NC가 왜 망했나.

게임사의 본업은 좋은 게임을 만드는거다. 좋은 게임이란 재미있는 게임이다. 그 점에서 NC는 좋은 게임을 만들었다. 도박은 인간 두뇌에 무지막지한 도파민 폭탄을 던지긴 하니까. 그들이 만든 건 그냥 그래픽 좋은 도박일 뿐, 게임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도박판에 전재산 꼬라박고 망한 사람들이 늘어나자 사람들은 그 도박을 피하기 시작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아직 사회가 싸롸있다는 신호다. 도박장을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거부하고 있으니.

국내 게임사 상당수가 그렇다. 게임이 아니라 도박장이다.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수준 이하다. 세계 스탠더드 수준도 못만들고 있다. 양산형 수준도 못 만들고 있다. 게임 좀 하는 사람들은 이미 스팀으로 온갖 해외 게임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국내의 바다이야기 짝퉁을 할 이유가 없다.

게임사의 경영진이 게임개발 역량은 도외시하고 바다이야기를 만든다는 경영적 판단을 해서 쳐망한걸 왜 직원이 목숨 갈아넣어 매꿔야하나?

훨씬 개발력 떨어지는 인디 개발사들도 저거보다 훨씬 재밌고 참신한 게임들을 만들어대는데, 그거도 못만드는 무능력을 왜 직원들 생명으로 책임져야 하나?

40시간으로 안되는 일은 애초에 일의 와꾸가 잘못된거다. 방향이 틀려먹은거다. 병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지휘관의 문제다. 52시간은 기본 40시간 일하는 중에 스케줄 상 문제로 일부 시간외 근무를 해야할때 쓸 수 있도록 12시간을 더 준 거다. 근데 52시간을 통상 근로시간으로 써먹고 시간을 더달라고 한다.

120시간 풀어주면 시간 안 부족할까? 120시간으로 굴러가게 사람 더 안뽑아두고 추가 시간 없다고 징징댈거다. 초기 자본주의때 그랬다.

52시간도 안 지켜지고 있다. 기업들의 마인드가 저따구이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이 경영 판단을 ㅈ같이 하고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이 40시간이라고. 문제 생기면 12시간 연장이라고. 12시간은 긴급대응을 위한거라고. 근데 그거도 초과해 근무시키는 건 니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거라고.

대체 왜 법도 안 지키는 범죄자들을 위해 법개정까지 해줘야하나? 살인자가 살인의 죄를 저지르니까 살인죄를 폐지해야하나?

우리나라 게임이 망한 건 52시간제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 게임들이 ㅈ같이 재미없어서다. 우리나라 게임들이 ㅈ같이 개발 인력 퍼먹는 건 재밌게 만들 아이디어가 없어 그래픽만 무식하게 쳐바르기 때문이다. 추가로 게임 개발을 주먹구구로 하고 직원들의 기술교육과 애셋 재활용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에 투자를 안하기 때문이다. 가내 수공업 하면서 해외의 자동화 공장라인과 경쟁이 안되니까 사람 더 갈아넣어 해결하려는 거다.

1년 씩이나 인력부족에 시달릴거면 사람을 더 뽑아야지 대체 왜 있는 사람을 갈아넣으려 할까? 인력 고용에 대한 부가비용도 싫겠지만 인력을 더 확보하는 의사결정의 리스크를 감수하기 싫은거지. 정말 더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만약 알고보니 지금 인력으로 때워질 거면 괜한 비용이니까. 하지만 인력 충원을 미뤄서 일정이 터지는 리스크는 직원탓인 것이다. 그런 걸 탐욕이라고 한다.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은 사람만 잔뜩 넣는다고 되는 게 아닌 건 맞다. 하지만 시간만 잔뜩 넣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자율적으로 업무 시간 질 조정해 왔다면 초과근무에 대해 빡빡하게 잡을 이유도 없다. 회사들이 60시간 일 시켜도 최대한 단기로 끝내고, 자율적으로 직원들 건강 챙겨줘 왔다면 저런거 규제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안 그러니까 강제로 하는거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OECD상위권인건 새삼스럽지도 않다. 하지만 그 통계에, 저렇게 불법으로 초과근무하는 게 포함되어 있을까? 주변에 들어보면 9시가 정시퇴근인 것도 흔하던데? 근데 그렇게 초과근무 시켜도.

노동 생산성 쓰레기잖아.


3개월 몰아쳐서 일하는 걸로 해결 안되면, 1년 후에는 일이 줄어들까? 그땐 업데이트 해야하는데? 출시 후 1년이면 씌게 리부트 해주지 않으면 바로 새 게임에 묻힐텐데 그거 허투로 할 수 있나? 어림없지. 출시 후 안정화 다음에 바로 준비해야지. 그렇게 2년, 3년 되면? 번아웃으로 나가떨어지든 건강이 ㅈ되든 그건 회사에서 책임져주나? 그때가서 쉬면 뭐가 달라지는데? 물론 그때는 신작 만들어야하니 기존 인력 다른데로 돌리고 줄어든 인력 갈아넣어야 하니 어림없다.

40시간으로 안되는 건 그냥 안되는 거다. 참호에다가 보병 꼬라박아 전멸하는 건 병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전략이 잘못된 거다. 참호 라인에서 벗어난 저 작은 고지를 노리거나 아님 탱크를 끌고와야지, 참호에 죽어라 병력 꼬라박아 죽이면서 병력이 부족해 이 ㅈㄹ하는게 맞나?

바다이야기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는건데 직원들 더 굴려서 해결하려는게 맞나?

수백억, 천억짜리 대작들이 망하는 게 정말 인력 때문인가? 개발자 더 갈아넣었으면 한두달 만에 망했던 게임들 과연 살 수 있었을까? 무슨 소리. 그 게임들은 컨셉부터 망했는데 무슨.

최근 몇 년 간 마비노기 모바일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의 성공 공식이었던 MMORPG스러운 것들이 죄다 망했다. 이쪽 분야가 특히나 개발력 많이 들어가고 그래픽 엄청 쳐바르고 수백에서 1천억도 예사인 분야들이다. 근데 전부 망했다. 근데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다. 애초에 이 판은 와우 나왔을 때 부터 대표 게임은 와우였고, 와우 출시된 2004년부터 와우 왕국이었고, 우리나라의 MMORPG는 와우 라이크 아니면 리니지 라이크였으며, 그나마 최근까지 버티다 망했던 아키에이지도 와우라이크고 아직까지 그래도 흥하고 있는 로스트아크는 조금 바리에이션 줘서 디아블로 라이크다. 그 게임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런 게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똑같은 레파토리를 20년간 반복하니까 산업계가 망하는거다.

아, 그리고 리니지 라이크는 그냥 그딴 거 만드는 거 자체가 나쁜 게 맞다.

그리고 원래 XX라이크 잘 만드는걸로 먹고살던 국내 회사들은 젤다라이크, 원신라이크는 못만드나. 뉴 트렌드 따라가지도 않으니 쳐망하지.

다 망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뜨는 게임들? 졸라 많다. 스팀에 올라오는 인디나 소규모 개발사들이 만드는 게임들 참신한 거 널렸다. 그래픽 수준은 낮지만 게임성은 차별화되는 그런 게임들이다.


수백억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쳐망하는 건 국내만이 아니라 세계적 추세다. 그래픽 기준은 한없이 높아져 그거 맞추려면 까마득한 개발비 들어가는데, 그 비싼 개발비 들여서 모험하기 무서우니 게임성을 진부하게 만들어 망한다. 바보같은 짓이다.

요즘 돈 되는 게임은 그런 그래픽 간지 게임이 아니라 가볍고 게임성 높은 게임들이다. 스테디 셀러들 보면 기존 애셋 활용해 후속작 계속 내는 시리즈물도 많다. 모드 지원으로 플레이어들이 자급자족 하게 하는 것도 먹히는 패턴이다. 그런 것들, 우리나라 대형 게임사들이 죽어도 안하는 것들이다.

올드 아이피의 재활용도 먹히는 전략이다. 그리고 NC는 트릭스터와 블레이드 앤 소울 아이피를 스킨만 다른 리니지로 만들어 조져버렸다.

근무 시간이 부족해서 기획자들이 게임 기획을 못한 탓인가?

근무시간이 늘어나 기획자들이 좀더 참신한 기획을 냈으면 경영자들은 받아들여줬을까?

핑계대지 마라. 니들의 경영적 판단이 프로젝트를 조진거다.


게임업계 말고도 전부 마찬가지다. 기술투자 안하고, 시장 흐름 안보고, 인력 싸게 굴려 가격경쟁만으로도 선진국들 이길 수 있다는 거에 안주했다. 그 사이 선진국들과의 기술격차는 넘사벽 됐고, 후발주자들과 인건비 싸움은 상대가 안되며, 그 후발주자조차 자동화에 목매다는 데 뒤쳐졌다.

중국도 다크팩토리 만들고 있다. 인건비로 경쟁이 될까?


국산 주류 게임사들의 게임은 옛날에 중국에 밀렸다. 중국의 게임사들은 비록 컨셉을 차용하긴 했어도 국내 게임사들보다 더 최신 트렌드들을 차용해 성공적인 게임들을 만들었다. 벽람항로, 소녀전선은 칸코레 컨셉을 차용했지만 사실상 이후의 콜렉션 류가 창궐할 때 선두주자 포지션을 잡았으며, 원신도 젤다의 차용이지만 나름의 한 영역을 구축했다. 원신으로 성공한 호요버스는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들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서브컬쳐 게임사의 한 획을 그었다.

애초에 국산 게임들도 초기 RPG는 울티마와 디아블로를 차용했고 다음은 와우 카피였다. 하지만 그만큼 좋은 성공사례를 빠르게 모방하면서도 우리 나름의 색채를 만들어 성공했다. 원래 문화컨텐츠에서 특히 창의성이란 모방에서부터 나오는 법이다.

중국 게임이 떠오를 때 우리나라는, 중국이 표절 짝퉁을 만든다고 비웃었지만, 정확히 말하면 당시 우리나라는 표절조차 못할 정도로 허접했을 뿐이다.


직원들이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면 일정과 인력수급 계획이 꼬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건 프로젝트가 표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거기에선 야근을 더 시키는 게 아니라 기획과 마일스톤, 개발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일정의 보틀넥이 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경험해 본 대부분의 개발 프로젝트는 근본적으로 과도한 일정으로 코드 정리를 할 여유가 없어 나중에 누적된 버그가 쏟아지는 사태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왜냐하면 매니저들은 코드 정리를 낭비이고 일을 안하는 걸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과가 눈에 안 보이니까. 그건 전부 나중에 리스크로 돌아온다.

프로젝트가 막힐 때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은 직원들을 쪼는 게 아니라 트러블 슈팅이다. 어떤 리소스가 부족한지, 어떤 업무가 부하가 큰지, 이슈사항, 리스크 사항은 뭔지, 확보해야 하는 자원이 뭔지 등등, 그걸 챙겨주고 충족시켜주는 게 리더의 중요한 일이다. '관리'라는 건 일정을 쪼는 게 아니라 그걸 해주는 것이다. 그걸 못할거면 그런 리더는 챗GPT로 대체해도 되는 인력이다.

일론 머스크가 자기 회사들을 돌면서 그걸 해줬다지.

리더가 기술을 몰라 그걸 못해준다면, 그런 사람은 리더가 되면 안 된다. 애초에 기술을 몰라도 제대로 기술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해줄 수 있는 건 대단히 많다. 하지만 대부분 일정 쪼고 골프나 치러 간다. 이건 리더만 좀 놀고 마는 게 아니다. 팀이 헛돈다. 그리고 팀의 사기가 개박살이 난다.

리더가 놀아서가 아니다. 직원들은, 병사들은 힘들면 지휘관을 본다. 그런데 지휘관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잃는 순간 병사들의 머릿속엔 생존을 위한 도주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여유를 부려도 신묘한 작전이 있다면 믿고 따른다. 반대로, 바쁜 척 보여도 할 줄 아는 게 '더 열심히 싸워라' 말하는 것 밖에 없으면 '이번 전쟁은 망했구나'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당장 야근해도, 리더가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면 할만하다. 하지만 야근 안해도 힘든데 더욱 야근을 재촉한다면 직원들은 열심히 하기보다 늑장을 부리기 마련이다. 어차피 잘해도 야근 확정인데 뭐.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리더가 쥐뿔도 관심 없는데 뭐.


직원들이 시간이 부족한가? 그건.

경영자인 당신이 일을 안한 탓이다.